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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news] 첫 번째 d news를 마치며 – 김지완 대표와 김병기 대표의 대화(上)


d JEJU - 2021년 4월 15일 - 0 comments

디앤디파트먼트 제주점은 3월 한 달간 프릳츠 커피 컴퍼니와 함께 d news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고 디앤디파트먼트의 활동과 프릳츠를 응원해 주셨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디앤디파트먼트 제주점에서 최초로 선보인 d news, 프릳츠를 떠나보내며 김지완 대표와 김병기 대표의 비하인드 스토리로 여러분과 함께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대화를 총 3편으로 나눠 회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한 달간의 d news를 마치고 디앤디파트먼트 제주점을 떠나기 전, 3층 공용부에서 나눈 두 대표의 또 다른 이야기를 함께하시죠.

디앤디파트먼트 제주 대표 김지완(이하 d 제주) : 대표님, 안녕하세요?

프릳츠 커피 컴퍼니 대표 김병기(이하 프릳츠) : 네, 안녕하십니까.

d 제주 : 이 자리는 d news 최초의 팝업을 함께한 프릳츠와의 한 달간의 여정을 마치고 김병기 대표님과 이 여정을 돌아보는 자리를 갖기 위해 만들었습니다. 제 제안에 흔쾌히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d news 자체가 처음 진행된 것이고 맥락과 콘셉트는 주어졌지만 명확한 디렉션을 받으며 진행된 것이 아니어서 저로서는 큰 부담인 동시에 잘하고 싶은 욕심이 드는 큰 프로젝트였어요. 특히 오랫동안 d news를 하고자 했던 나가오카 겐메이 씨에게 실망을 주지는 않을까 마음 고생도 컸습니다. 적어도 나중에 d news를 마치고 그 리뷰를 제대로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직접 d news에 참여하신 대표님의 생각을 듣고 정리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 같았어요.

프릳츠 : 맞는 말씀입니다.

d 제주 : 그리고 대표님과는 이런 이야기를 제대로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정말 좋습니다. 우선 프릳츠를 창업하게 된 계기 그리고 어떤 것을 추구하는 회사로 성장시키고 싶으신 건지 궁금해요.

프릳츠 : 사실은 d news를 시작하기 전, 저희가 판매하게 될 커피에 대한 설명을 d 제주점 스태프들에게 이야기를 하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었는데 대표님께서 그것보다는 프릳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을 주셨죠. 그래서 주제를 바꿔 진행했는데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희가 어떤 곳인지 먼저 말씀드리는 게 순서인 것 같더라고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기술자 집단이에요. 그냥 단순한 문장으로 말씀드리면 기술자가 안정적으로 자기 삶을 자기 손으로 영위할 수 있는 공간을 저희가 직접 만들고 싶은 거예요. 기술자, 특히 음식을 만드는 기술자들이 어떤 곳에 속해서 오랜 시간 일을 한다는 게 참 까다롭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여기에 소속되어 안정감 있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프릳츠는 그런 조직입니다.

d 제주 : 그렇군요. 앞으로 그 대상이 커피로 한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래서 결국 프릳츠를 통해 추구하는 방향은 어떤 것일까요?

프릳츠 : 모두의 삶의 가치가 사람마다 굉장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모두 다르다고 생각하는데 그중에 ‘일’이라는 것이 있죠. 일이라는 것의 가치가 생각보다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믿어요. 그러니까 워라밸이라든지 뭐 다양한 이유로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요즘 조금 폄하되고 있다는 분위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자기 직업이나 자기 일에서 삶의 가치를 크게 느끼는 분들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분들과 함께 일하고 싶어요. 저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입니다.

d 제주 : 저도 대표님 말씀을 듣고 생각하는데 예술을 어떻게 하면 확장해 나갈 것이냐에 대한 부분이 결국에는 혼자 할 수는 없는 일인 것 같고 구성원이 같이 가야 하는데 이 생각을 어떻게 내부 구성원들도 같이 공감하면서 갈 수 있도록 할지 방법을 찾는 것이 어려운 점인 것 같아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어요.

어쨌든 제가 제안을 드리긴 했지만 결정을 쉽게 내리지 않는 분이신데, 한 달간의 d news를 어떻게 참여하시기로 결정하셨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프릳츠 : 제가 기본적으로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디앤디파트먼트라는 회사 자체의 팬이에요. 창업자인 나가오카 겐메이 씨가 쓰신 책들을 다 읽었고 디앤디파트먼트가 있는 도시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기분이 들 때도 많아요. 그런 생각을 할 정도로 팬이고, 그리고 팬이라는 것은 디앤디파트먼트가 하는 일에 제가 공감하고 있다는 것이겠죠. 그래서 d news라는 것을 준비하시면서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하셨을 때는 뭐 저는 꼭 해보고 싶었죠.

d 제주 : 그렇다면 이번 d news가 디앤디파트먼트의 활동에 대한 응원이기도 한 거네요?

프릳츠 : 그렇죠. 그리고 저는 d news 자체, 특히 디앤디파트먼트 제주점이 갖고 있는 고유성이 있다고 믿어요. 1층에는 식당이 있고 2층에 스토어가 있고 3층에 d room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의식주’를 한 공간에서 다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인데 그런 것을 저희에게 제안 주셨잖아요? 2층에서 실제로 머물면서 1층에서 바로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를 제안 주신 거니까 저희한테도 완전 새로운 시도였어요.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곳의 한 파트로서 담당할 수 있다는 그 즐거움이 있었어요. 체류형 팝업이 갖는 그 자체의 즐거움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출퇴근 시간이 굉장히 짧잖아요? 한 20, 30초면 직장에서 집까지 출퇴근하는 건데 그게 주는 독특함도 있는 것 같고 엄청 기분 좋은 경험이었어요.

d 제주 : 그럼 같이 오신 바리스타분들도 쉽게 설득이 잘 되었나요?

프릳츠 : 저희에게는 팝업스토어 경험이 몇 번 있는데 체류형 팝업은 완전 새로운 이야기였어요, 제주도도 완전 새로운 이야기였고요. 그래도 뭐 일단 뭐 제주에 오는 것 자체를 많이 좋아했어요. 거리가 굉장히 머니까, 그동안 팝업 하면 저희가 거의 서울 내에서, 멀리 가야 코엑스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아주 먼 곳에서 완전 새로운 공간에서 처음으로 해보는 거라서 흥미로웠던 거죠. 또 굉장히 지원을 많이 해주셨고요.

d 제주 : 다행입니다. 

프릳츠 : 머무는 동안에도 피드백이 굉장히 좋았어요. 근무지가 다른 것만으로도 받는 리프레시가 물론 있고 또 기본적으로 저희가 팝업을 한다고 했을 때 손님들이 저희를 찾아오시더라고요. 저희에게 호감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여기까지 와주시는 거라 일할 떄 굉장히 즐겁게 했어요. 그게 와서 같이 근무했던 많은 바리스타 동료들이 기분 좋아하고 많은 에너지를 얻고 갔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또, 제주에서 맛있는 음식도 많이 먹었죠.

d 제주 : 제주 음식 많이 드셨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아니면 가면 가장 생각날 것 같은 음식이나 식당 있을까요?

프릳츠 : 너무 많은데, 일단 디앤디파트먼트 제주 가까운 곳에 생각보다 다양한 음식들이 있어요. 탑동 근처만 해도 일단 제주의 향토 음식이랄까요, 제주 지역의 음식을 잘하는 곳이 너무 많아요. ‘정성 듬뿍 제주국’이라든지. 국수 잘하는 곳도 있고…. 독특할 수도 있는 ‘아살람’이라든지. 아살람은 정말 자주 갔어요, 주인분들과 엄청 가까워질 정도로 자주 갔었고 엄청 맛있게 먹었어요. 정말 이 근처에 맛있는 곳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d 제주 : ‘식’을 담당하는 프릳츠가 ‘식’도 잘 해결해서 다행입니다. 음, 아무래도 프릳츠를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되는데 혹시 이곳에서 처음으로 프릳츠를 알게 된 분들도 계셨나요? 있었다면, 프릳츠를 경험하시고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프릳츠 : 네, 당연히 계셨죠. 처음 뵙는 분이니까 구체적인 반응이 어떤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저희가 처음으로 완전히 다른 형태의 바 스타일로 저희 음료를 소개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손님이 오는 즐거움도 있었어요. 그분들이 오셔서 여기 뭐하는 곳이냐고 물어보시면 저희에 대해서 처음부터 설명해드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니까 그것도 팝업의 또 하나의 재미였어요.

d 제주 : d news가 처음 진행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표님 나름대로 어떻게 하면 될지 그림을 그리셨을 것 같은데, 그때 잡았던 이미지 같은 것이 있을까요?

프릳츠 :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가 어떤 키워드라도 갖고 싶었는데 굉장히 완벽히 떨어지는 키워드를 갖지 못하고 시작한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팝업을 준비하는 팀에서 정한 형태는, 일종의 로컬 그리고 기술자 이 두 가지 키워드의 방향을 진행해 보고자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로컬, 제주에 있는 기술자를 우리 프릳츠의 기술자가 우리의 기술로 소개한다, 그 형태를 기본적으로 취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주에 있는 많은 좋은 것들을 소개하고 싶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커피 메뉴는, 우리가 베스트로 생각했던 제주에서 자란 커피 원두를 소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쉽게도 상업적으로 유의미한 양이 없어서 하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제주에서 직접 로스팅을 하시는 로스터리들을 저희가 소개했습니다. 그게 정말 커피를 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어니스트 밀크’라는, 제주에서만 마실 수 있는 회사의 제품을 d news 한정으로 저희 메뉴에 사용했습니다. 제주에서 나서 그 고유함을 가지고 있는 우유, 다른 우유 회사와는 다르게 그곳만이 가진 맛이 있다고 믿어요. 그것을 전달해 드릴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또, 제주에 있는 감귤류로 만든 차 종류. 그게 또 재밌는 게 저희가 제주에서 직접 감귤을 기르는 분을 섭외해 주문했는데 보니까 같이 일하는 바리스타 어머니 친구분의 농장이더라고요.

d 제주 : 하하하, 다 연결이 되어 있네요.

프릳츠 : 네, 그래서 좀 더 긴밀하게 일을 할 수 있었고, 재밌고 기분 좋은 경험이었어요.

d 제주 : d news에서만 마셔볼 수 있었던 ‘카페오레’라는 메뉴에 어니스트 밀크는 어떻게 사용하게 되었어요?

프릳츠 : 기본적으로 우유가 들어간 메뉴를 만들자, 팝업의 특성상 얼음을 자유자재로 쓰는 것은 어려울 수도 있으니 얼음이 들어가지는 않지만 시원한 음료를 만들어보자, 라는 아이디어가 있었어요. 메뉴 레시피의 경우는 문희석 바리스타가 진행해주셨고, 메뉴에 사용하는 우유 리서치는 이광희 바리스타가 진행했습니다. 제주에 있는 로컬 회사의 우유를 섭외해서 마셔봤죠. 그 가운데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 몇 개의 우유들이 있었어요. 물론 내부적으로 갑론을박도 있었습니다. 이게 커피랑 밸런스가 더 좋다. 혹은, 이게 커피의 개성이 더 살고 커피 음료로서 의미가 있다 등.

어니스트 밀크 말고 다른 우유로 제조하면 커피의 밸런스가 더 좋았지만 저는 어니스트 밀크가 가진 특유의 개성 있는 우유 향과 맛이 도드라지는 게 오히려 좋았어요. 커피 밸런스를 선택하는 것이 커피인의 시선으로 접근하면 훌륭한 결과물을 낼 수는 있지만, 이를테면 커피 대회를 나간다거나 할 때 좋은 기준이 될 수 있겠지만요. 저는 음료 자체의 결과만 보고 싶었어요. 우리 커피랑 어니스트 밀크의 우유가 만났을 때 나온 최종 결과물의 퀄리티, 그게 우유가 강하든 커피가 강하든 어떤 형태로 나타나든 최종 결과물이 훌륭하다면 그걸 소개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커피가 지는 것에 대해서는, 팝업이니까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두려움은 없었어요. 왜냐하면 우유가 가진 개성을 잘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그게 또 의미 있는 시도라고 믿었어요. 그래서 저희를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주에 있는 정말 잘하시는 분들을 소개해야겠구나,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로스터리도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흔히 제주에 가봐, 하는 카페,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카페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게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요. 제주에는 정말 다양하고 실력이 좋은 분들이 직접 로스팅하거나 직접 하지 않더라도 추출에서 역량을 발휘하시는 분이 정말 많거든요. 그런 분들을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d 제주 : 어니스트 밀크와의 협업과는 별개로 더 많은 로스터리 카페들을 소개하고 싶다는 말씀일까요?

프릳츠 : 네,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주제가 뭘까 하다가 커피를 직접 볶는 분들을 저희가 모으게 되었는데 다음에라도 혹시 기회가 된다면 범위를 조금 더 넓혀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로스팅을 하지 않더라도 그곳의 바리스타분이 직접 오셔서 게스트 바리스타처럼, 저희가 팝업을 하면 본인이 커피를 하면서 소개하는 시간을 갖는다든지. 아니면 커피를 내려보는 시간을 갖는다든지. 결국 사람이 중요하니까요.

d 제주 : 저도 확실히 말하긴 어렵지만 d news가 정확한 형태를 갖고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무대에 아티스트가 올라가면 가이드는 무의미하잖아요. 그런 것들이 경험에 녹아 발현되긴 하겠지만 올라간 아티스트의 퍼포먼스로 무대가 채워지는 것이니까요. 대표님이 가지고 계신 생각이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프릳츠 : 정확한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은 d news가 그래서 오히려 저는 기회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편하게 형태를 잡을 수 있다고 해야 될까요? 앞으로 또 어떤 분들이 d news를 채워가실지는 모르겠지만 형태의 다양성이 누구나 가져갈 수 있다는 것, 그게 오히려 큰 장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디앤디파트먼트를 한 번이라도 와보시고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만약 본인이 d news를 진행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있을 것 같아요. 이 공간이나 이곳이 주는 느낌, 감각 혹은 실제로 운영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본인만의 해석을 덧붙이고 싶고 잘 어우러지도록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질 것 같아요.

다음 편에 계속됩니다.

  •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최소한의 편집으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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