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트먼트 제주점 스태프들은 매장 운영뿐만 아니라 제주에서의 d 활동도 실시하고 있습니다. d 활동이란 지역의 생산자들을 만나고 지역을 여행하고 지역 음식을 먹으며 그 지역의 ‘지역다움’이 무엇인지 배워가는 활동 전부를 말합니다. 디앤디파트먼트 스태프들은 d 활동을 통해, 매장이 위치한 지역에서 오래 지속되고 있는 개성을 발굴하고 그것이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도록 지역 사람들과 소통하고 탐구하며 지역다움을 육성하고자 합니다.
이번에 디앤디파트먼트 제주점 스태프들은 제주돌문화공원으로 d 활동을 떠났습니다. 조천읍 교래리에 위치한 제주돌문화공원은 드넓은 대자연의 대지 위에 제주 돌 문화의 면면과 제주민의 생활상 등을 직접 접하고 관람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현재 제주돌문화공원 내 오백장군갤러리에서는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8호 정동벌립장 전승교육사이자 정동공예 대한명인인 홍양숙 명인의 「정동벌립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정동벌립’은 정동이라는 댕댕이 덩굴로 엮어 만든 제주도 전통 모자입니다. 중산간 오름과 들판에서 갈고리로 풀 속을 휘저으며 정동줄을 걷어내고 정동줄기의 이파리를 손으로 일일이 떼는 등 고단한 노동을 감내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렇게 자연에서 얻은 소재로 마련한 정동벌립은 옛날부터 제주도 사람들이 농사일을 할 때 썼던 전통 모자로 방한, 방수, 차양 등의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는 없는 유일무이한 전통공예인 정동벌립에 44년간 이바지한 홍양숙 명인께서는 제주점 스태프들을 위해서 귀한 시간을 내주셨습니다. 선생님의 자세한 설명을 들으면서 전시된 정동벌립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보았습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몇 가지를 소개해볼까 합니다.
선생님께서 생애 최초로 만든 정동벌립은 1979년도에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2년 전에 만들어진 모자라고 하기에는 세월의 흐름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꼿꼿한 형태와 자연 그대로의 색감이 아름다워 보여 그 자체로도 훌륭한 작품 같습니다.
또 하나는 14개월의 최장 제작 기간인 ‘정동말총벌립’이라는 작품입니다. 말의 꼬리를 정동과 함께 엮어 만든 모자인데 자연에서 오는 검은색의 은은한 색상이 정동과 잘 어우러져 보입니다.
그 외에도 현무암을 실로 만들어 정동 사이에 무늬를 넣어 만든 모자, 화병에 있는 꽃과 나뭇잎의 무늬를 그대로 살려 만든 ‘정동옹기화병’, 물을 길어나르는 항아리인 ‘정동물구덕’, ‘물허벅’ 등 제주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모두 기억에 남을 만큼 멋진 작품들이었습니다.
이러한 정동벌립은 오로지 두 손과 몇 개의 소도구로 하는 수공예이기에 선생님의 손가락과 연골, 손톱은 닳고 닳았으며, 현재는 시력도 안 좋아지셔서 6개월간 작업을 쉬셔야 한다고 합니다. 명인의 길이란 엄청난 노력과 고통을 감내해야지만 오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동벌립의 틀이 따로 있냐는 스태프의 질문에 선생님은 “틀은 따로 없고 마음과 생각으로 엮습니다”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실제로 모든 정동벌립은 틀이 없이 모두 선생님의 머릿속에서 그대로 나온 모양이라고 합니다.
이번 d 활동을 마치며,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좋은 제품은 그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는 진정한 ‘롱 라이프 디자인’의 힘을 느꼈습니다. 자연에서 오는 색과 재료들로 만든 좋은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귀한 시간을 내주신 홍양숙 명인께도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선생님의 건강과 작업, 작품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홍양숙 명인의 생애 최초의 개인전인 만큼 꼭 한번 들러 아름다운 작품도 감상하고 자연 속의 돌문화공원의 풍광과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하고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 d room STAFF 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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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동벌립은 디앤디파트먼트 제주점 스토어에서도 구매가 가능합니다.
홍양숙 정동벌립전
제주돌문화공원 오백장군갤러리 기획전시
전시 기간: 2021.03.19 – 5.19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조천읍 남조로 2023, 제주돌문화공원
064-710-7501 | www.jeju.go.kr/jejustonepark